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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일상

[공익] 25연대 논산 훈련소, 2 주차의 기록 上

 

20/12/10~20/12/12

 

전개가 급하거나 흐름이 이상하다면

사건 사이에 아무것도 안 하거나 멍을 때렸기 때문이다.

 

중간중간 팁은 밑줄을 그어놨고

따로 준비물과 팁을 정리해놨으니 참고하도록 하자.

 

훈련소 준비물 링크


12월 10일 목요일

 

오늘은 사이버 펑크가 나오는 날.

제대로 발매되었을지 궁금하다.

 

일어나니 삭신이 쑤시다.

 

아침 세면 시간을 주지 않아서

식기도 닦지 못했다.

물티슈를 빌려 대충 닦았다.

 

아침을 엄청 조금 줬다.

김치 2조각, 오뎅탕, 닭조림 2조각 받았다.

 

맛도 없어서 처음으로 밥을 남겼다.

바닥 난방도 오늘따라 뜨거워서 아침부터 짜증 났다.

 

그린비 가입을 했다.

유선 전화인데 터치 스크린이 있었다.

잘 안 눌리니 손톱으로 누르자.

 

통화료는 210원 정도 했고

5000원 정도만 충전해도 남아돈다.

남은 돈은 환불을 해준다.

 

부식으로 코카 콜라와 트롤리 젤리를 줬다.

사탕이 먹고 싶었는데 다행이다.

 

수다를 떨다가 점심을 먹었다.

 

삼겹살 볶음, 시금치 무침, 무국이 나왔다.

엄청 많이 주셨다.

 

지금까지 나온 밥 중에서 제일 맛있었다.

콜라를 미리 마신 게 아쉽다.

 

창문을 열어놨는데

늘 나던 소똥 냄새가 안 나고 숲 냄새가 났다.

 

산책 나가고 싶다.

 

가끔 담배 냄새도 올라오는데

소똥 냄새 말고 다른 냄새를 맡을 일이 없어서 인지

담배 냄새조차 향기로웠다.

 

인편이 드디어 왔다.

 

보기 전 우리 분대가 중대 인편을

분대별로 분류를 했다.

 

1소대가 제일 많았고

재미있는 내용이 많았다.

 

정치적, 선정적인 내용과 사진은 따로 빼야 하는데

분대장님이 선정적인 사진을

꽁치다 걸리면 혼난다고 하셨다.

 

인편은 A4 반 정도 사이즈에

사진은 흑백이고, 중지 길이 정도 된다.

그래서 캡쳐본을 보내면 잘 안 보인다.

 

여러 사람의 인편을 훑어보니

논산 확진자 뉴스가 나온 것 같다.

 

인편을 받기 직전엔 기분이 이상했다.

사회의 존재를 잊고 있었다가

막상 소통을 하게 되니 슬픈 느낌?

 

그래도 받으니 좋다.

 

인편의 중요성을 몰라서

친구들에게 보내지 않곤 했는데

너무 후회되고 미안하다.

 

손 편지는 올 줄 몰랐는데 편지가 왔다.

 

더캠프 카페가 개설되기 전

엄마께서 하루하루 보내주셨다.

 

코로나 소식도 알려주셨다.

 

편지를 열기 전부터 기분이 이상했는데

읽다 눈물이 고였다.

 

X번도 손편지가 왔는데

나와 같은 감정이었는지 눈시울이 붉었다.

 

애들 때문에 울지는 못했다.

 

편지가 온 건 좋은데 기분이 정말 이상했다.

 

방독면 쓰는 법을 교육받았다.

 

가끔 코로나나 각종 검사로

귀가 판정을 받는 사람이 있는데

너무 잔인한 것 같다.

일찍 검사를 해줬으면 좋겠다.

 

저녁은 된장국과 미트볼 튀김이 나왔다.

 

군대는 맛살 튀김에 이어서

신기한 음식을 튀기는 것을 좋아하나 보다.

 

조금 화날 뻔했는데

양념 치킨 소스와

미닛메이드를 주길래 참았다.

 

갓김치도 나왔다.

신기하게 배추김치 빼고 김치류는 다 맛있다.

 

히라가나 카드와 X번 덕분에

히라가나를 거의 다 외웠다.

 

옆에선 애들이 렉시오를 하고 있었는데

 

X번이 이겼다! 하고 일어서는 순간

허벅지에 가려져 있던 패가 쏟아져 나왔다.

고의가 아니어서 더 웃겼다.

 

샤워를 했는데 우측 하수구가 막혀 홍수가 났다.

 

오늘 밤은 편지를 쓰는 분위기다.

 

편지를 안 쓸 것 같다고 우표를

안 챙기지 말고 2장 정도는 챙기자.

 

나는 봉투와 편지지를 챙기지 못해

X번과 트롤리 젤리와 교환했다.

 

오늘은 교환한 4장 중 1장만 썼다.

 

지금 아니면 낮 간지러운 말도

쓸 일이 없을 것 같아 썼다.

 

쓴 후 애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연평도에 살던 X번의 연평도 이야기를 듣다가 잤다.

 

취침 시간에도 살짝 떠들었는데

분대장님이 방송으로 장난치셨다.

 

우리가 성시경처럼

"잘 자요 해줬으면 좋겠다~" 했는데

들으셨는지 "잘 자요~" 해주셨다.  

  

12월 11일 금요일

 

아침은 계란국, 두부 조림과

콩나물 무침이 나왔다.

 

뭐랑 밥을 먹어야 할지

고민하다가 그냥 남겼다.

 

인편에 친구가

참치캔을 사두라는 팁이 생각났다.

 

PX 가면 무조건 사야겠다.

 

오늘도 할 게 없어서

가타카나 카드를 만들고 외우던 중

 

정신전력 교육 학습지를 나눠줬다.

 

그냥 신병 가이드북에 있는 내용을 베끼면 됐다.

 

11시쯤 통화를 줬다.

7분을 줬고 우린 마지막 순서였다.

 

비닐장갑을 끼고 통화 후

소독을 진행해야 했다.

 

순서 전에 점심이 왔다.

 

된장국에 소시지 떡볶이. 자주도 나온다.

계란찜과 깍두기도 나왔다.

 

깍두기는 언제나 맛있다.

 

2시에 뇌수막염 주사를 맞았다.

무조건 오른팔에 맞아야 했다.

 

주사를 맞고 오니 옆 분대에서

슈퍼 굳건이가 되고 싶었는지

현역을 신청했다.

 

부식으로 환타와 포카리 스웨트,

화이트 하임 1박스가 나왔다.

 

많이도 준다.

 

단 게 오랜만이어서

화이트 하임 3개를 그 자리에서 먹어버렸다.

 

청소 구역이 정해졌다.

 

나는 사물함과 빨래 정리가

메인이어서 할 게 없었고

 

서브인 침상 닦이는

원래 내가 했었어서 달라진 게 없었다.

 

부모님과 통화를 하고 왔다.

전화가 걸렸을 때, 작별 인사를 할 때

기분이 매우 이상하다. 울컥한다.

 

친구에게도 전화를 하려 했지만

7분이라는 시간이

이번만큼은 정말 빠르게 흘렀다.

 

뉴스에 어떻게 나왔는지 궁금해서 물어봤는데

1, 2중대에서 확진자가 생긴 것으로 알고 계셨다.

 

우리는 4중대로 알고 있었는데.

뭐가 맞는지 모르겠다.

 

통화 중이거나 콜렉트콜을 차단해 놓으신

부모님과 지인이 많은 등

전화를 받지 않는 사람이 많았는지

분위기가 갈렸다.

 

X번은 여자 친구한테 전화를 걸었더니

"시험 중! 시험 중!"까지 듣고 전화가 끊겼다.

 

오늘도 인편 분류를 맡기셨다.

 

분류를 하는 대신 샤워를

마지막 순서로 하기로 합의를 봤다.

 

저녁은 군대리아.

오늘은 햄 2개와 프라이,첵스 초코 시리얼,

사과 2개와 치즈가 나왔다.

 

오늘 왜 이렇게 먹을 걸 잘 주지?

아침 메뉴가 심한 걸 알고는 있나 보다.

 

인편을 받았다.

 

받을 때마다 기분이 좋으면서

동시에 이상해진다.

 

사실 지내는 것 자체는 그렇게 힘들지는 않은데

사회와, 가족과, 지인과 떨어져 있다는 사실이

슬퍼서 그런 것 같다.

 

인편을 받은 김에 편지를 또 썼다.

 

언제 보내주는지 몰라서

매일 하나씩 쓰기로 했다.

 

샤워 후 매일 걸레로 침상을 닦고 있는데

냄새가 난다. 내일 걸레를 빨아야겠다.

 

오늘 화생방 훈련 예정이었는데 연기되었다.

 

런닝을 갈아입으려다가

런닝을 건조기에 넣으면

쪼그라든다는 것을 떠올렸다.

 

내일 손빨래를 해야겠다.

 

새 마스크로 갈아꼈다.

 

미리 챙겨 온 혼다 츠바사 사진을

관물대에 걸었다.

 

5X3 사이즈는 관물대에 살짝 걸린다.

흰색 부분을 자르면 딱 맞다.

 

340분에 불침번을 섰다.

 

자꾸 기상 전 1~2분 전에 눈이 떠진다.

좋은 건가?

 

불침번을 나가다 발톱이 깨졌다.

 

근무 중 일본어 책을 읽고 있었는데 공감이 갔다.

 

12월 12일 토요일

 

아침에 보급 발톱 깎기로

발톱을 깎았다. 더럽게 안 깎인다.

 

며칠 째 X, X, X번이 부식이나 잔반 버리기로

주사위나 병뚜껑 날리기로 내기 중이다.

 

도박은 하면 안 되겠다고 오늘도 다짐한다.

 

아침은 김, 오뎅 볶음,

콩나물 없는 콩나물 국이 나왔다.

 

어쩐지 어제 밥이 너무 잘 나왔다.

 

9시에 스케치 촬영 예정이라

면도를 시켜줬다. 따갑다.

 

훈련이 없는 이유가

분대장도 격리돼 훈련을 진행할 인원이

매우 모자른 탓인 것 같다.

 

사진을 찍으러 나갔다.

 

밖에 나가니 상쾌했다.

 

우선 단체사진을 찍었다.

 

부모님께 입소 전 훈련소 생활이 괜찮으면

손가락으로 3, 아니면 2를 만든다고 했는데,

 

생활 자체는 나쁘지 않아서 3을 만들었다.

 

야외 개인 사진을 찍고 실내 개인 사진을 찍었다.

 

사진 찍는 속도가 너무 빨라 당황했다.

표정 지을 시간도 없었다.

 

사복 입은 사진사 분을 보니

기분이 이상했다.

 

체스를 만들던 중 빨래를 걷으러 오셨다.

 

언제 다시 걷어갈지 몰라서

애매한 빨래도 다 넣어버렸다.

 

미리 챙겨 온 새 수건을 꺼냈다.

 

15명 분 빨래라 한 번에 못 드시고

박스에 넣어 가져 가셨다.

 

점심은 군대리아.

 

X번이 계란도 안 먹고

빵도 안 먹는다고 해서

 

2개씩 먹었다.

군대 와서 처음으로 배 터질 뻔했다.

 

밥 먹고 체스를 완성하고

 

체스 꼬꼬 에디션

체스를 두다가 통화를 했다.

 

전에 받은 포상까지 해서 10분 했다.

 

친구는 2번 다 안 받길래

부모님이랑 통화했다.

 

통화를 하고 나오는 길에

국방 일보가 있길래 챙겼다.

 

생각보다 흥미로운 내용이 많았다.

 

스도쿠나 십자말 풀이도 있었고

일본어, 중국어와 토익 관련 문제가

적혀있는 면도 있었다.

 

신문을 읽으며 쉬고 있는데

분대장님이 들어오셔서

십자말 풀이도 도와주고

렉시오도 대충 배워가셨다.

 

클린데이를 진행했다.

그냥 청소하는 시간이다.

 

짜인 역할대로 하면 되는데

할 게 별로 없어서 침상을 닦았다.

 

걸레도 빨았고

오는 길에 한방차를 가져왔다.

 

예정에 없었던 PX 시간을 주셨다.

 

시간이 얼마 없어서 빨리 사야 한다고 한다.

 

방한 도구를 착용하고

빨래망을 가지고 나갔다.

 

산책은 언제나 즐겁다.

 

밖에 나가서 정렬 후

거리를 벌리고 PX로 출발했다.

 

바로 앞에 있는 와마트를 가지 않고

조금 더 가서 25 연대 마트로 갔다.

 

다시 정렬 후 손 소독 후 입장했다.

 

크기가 작았다.

 

 참치캔을 사고 싶었지만

참치캔이 있던 라인은

아예 구매를 할 수 없었다.

 

로카티, 화장품, 껌도 구매가 불가했다.

 

나는 커피와 새콤달콤을 샀다.

 

사탕을 사고 싶었는데

사탕이 아예 없어서 아쉬웠다.

 

생각보다 종류가 적다.

 

돌아오는 길에 격리된 인원이

창문 사이로 부러움의 탄식을 했다.

 

저녁은 비빔밥, 고추장 삼겹살,

815 콜라가 나왔다.

 

815 콜라는 밍밍하고 콜라 사탕 맛이 났다.

 

캔이 엄청 튼튼했다.

 

X번이 캔을 밟았는데

그대로 튀어올라 X번이 맞았다.

 

편지를 썼다.

 

편지는 주말에 배송이 되지 않아

월요일까지 쓴 것을

일괄 배송시켜준다고 한다.

 

편지를 쓰고 애들과 이야기를 하는데

 

그 멤버가 대화에 꼈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 괜찮아진 듯했는데

 

여전하다.

 

점호 때 당직 사관과

교육 대장님이 오신다고 해서

침구류, 관물대 정리를 빡세게 했다.

 

관물대에 특정 물품만 넣으라는데

너무 비효율적이다.

 

이유를 모르겠다.

 

빨래가 도착했다.

4명 분만 왔다.

 

관물대 검사를 대기 중이었는데

오지도 않았다.

 

당직 사관님이 휴대용 스피커를

항상 사용하시는 분이었는데,

실내에서도 사용할 줄은 몰랐다.

 

너무 시끄럽다.

 

실내에선 자제했으면 좋겠다.  

 


 

각종 질문 환영합니다!

 

(링크 추가 예정)